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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재활용, 태우지 않고 찝니다
2022/01/18  11:03:44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LG화학(종목홈)이 다 쓴 플라스틱에서 재생원료를 뽑아내는 화학적 재활용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폐플라스틱을 잘게 부수거나 녹여 다시 플라스틱을 만드는 물리적 재활용은 재활용률이 떨어진다. 반면 화학적 재활용은 열분해 기술 등으로 다시 플라스틱 연료를 만들어 순환경제 구축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더 나은 대안으로 꼽힌다. 다 쓴 과자 봉지나 즉석밥 비닐뚜껑·용기처럼 재활용하기 어려운 복합재질의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을 열분해시켜 플라스틱 기초연료인 나프타를 추출해 다시 석유화학공정에 넣는 식이다.


LG화학은 2024년 1분기까지 충남 당진에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연산 2만t 규모로 짓기로 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초임계(超臨界)란 표현 그대로 임계치를 넘겨 가공한다는 뜻이며 열분해유는 폐플라스틱에서 추출해 새로운 플라스틱을 만드는 게 가능해진 재생연료를 뜻한다. 국내에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장에 적용되는 초임계 열분해 기술은 높은 온도와 압력의 수증기를 활용해 다 쓴 플라스틱을 분해시키는 원리다. 온도와 압력이 물의 임계점을 넘어선 수증기를 열원으로 쓴다는 얘기로, 커피를 만들 때 커피머신이 갈아넣은 원두에서 카페인을 뽑아내는 원리와 비슷하다. 초임계 수증기는 잘 녹아드는 액체의 특징과 쉽게 확산하는 기체의 특징을 모두 가져 특정한 물질을 추출하는 데 유용하다.




다른 화학적 재활용 기술과 비교하면 설비를 유지·보수하기 편리한 장점이 있다. 통상 열분해 과정에서 직접 열을 가해야 해 탄소덩어리라 할 수 있는 그을림이 생기고 이를 주기적으로 없애줘야 한다. 초임계는 그럴 필요가 없는 셈이다. 비닐·플라스틱 10t을 투입하면 열분해유 8t 이상을 얻을 수 있어 생산성 또한 업계 최고 수준으로 전해졌다.


공정과정에서 생기는 부생가스가 2t 정도로 이는 초임계 수증기 제조 등 공장운전을 위한 에너지로 재사용된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화학적 재활용이 태우거나 구워내는 방식이라면 이번 기술은 뜨거운 수증기로 쪄내는 식"이라며 "유지·보수가 쉽고 설비가 작아 공장 내 공간활용도도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비를 갖추기 위해 LG화학은 초임계 열분해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의 무라 테크놀로지와 협업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 무라에 지분투자를 했다. 무라의 기술판권을 가진 미국의 엔지니어링·서비스기업 KBR와 기술타당성 검토를 마쳤고 공장의 기본설계를 위한 공정 라이선스·엔지니어링 계약을 했다.


LG화학은 열분해유 공장을 본격 가동한 후 제품을 검증하고 앞으로 시장상황을 살펴 증설도 검토키로 했다. 열분해유를 비롯한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자체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가운데 재활용 기술이나 원재료를 보유한 연구기관,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과 협력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시장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전 세계 화학적 재활용시장은 폐플라스틱에서 추출 가능한 열분해유 기준 2020년 70만t 규모에서 2030년 330만t 규모로 연평균 1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지속가능한 기술이나 공정 선도 기업과 협력해 화학적 재활용 설비를 내재화하고 플라스틱 순환 경제 구축을 가속화한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친환경 소재·기술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관련된 신규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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