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주말!! > 전체기사 뉴스검색
주말!!
전체기사
여행&축제
맛집멋집
영화
공연/전시
도서/만화
종교
쇼핑
카라이프
취미
IT/게임
전체기사
[그때 그 사람] '황혼열차'의 김지미
2021/09/25  00:04:02  매일경제


영화배우 김지미. 수많은 관객을 사로잡은 추억의 이름이다. 1957년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해서 세련된 미모와 모던한 스타일, 특유의 카리스마로 1960~1990년대 한국영화의 전성기를 수놓은 불세출의 배우다. 김기영 감독은 명동에서 우연히 김지미를 보고 "어쩌면 저렇게 예쁠 수가 있느냐"며 첫눈에 주연배우로 픽업을 했다. 하지만 배우가 된 김지미의 삶 또한 한 편의 영화였다.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영화의 명대사 같은 말을 남기며 서슴없이 사랑을 만인에게 알리고 불꽃처럼 살았다.

'황혼열차'에서 김지미는 자신의 아버지와 한 여자를 두고 다투는 나이 많은 남자를 사랑한다. 이 때문에 한사코 반대하는 아버지의 만류를 뿌리치고 끝내 사랑을 쟁취한다. 진부한 이야기 같지만 김지미의 미모와 매력에 빠진 관객들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하고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이후 순종적인 한국영화의 여인상은 자신의 주장으로 능동적인 삶을 사는 현대여성의 모습으로 바뀐다.

김지미는 '별아 내 가슴에' '청춘극장' '비극은 없다' '육체의 길' '토지' '아낌없이 주련다' 그리고 1992년 마지막 출연작 '명자 아끼꼬 쏘냐'까지 35년 동안 영화 450여 편에 출연하며, 영화를 삶처럼 연기하고 삶을 영화처럼 살았다. 또 1985년 영화사 지미필름을 설립한다. '길소뜸' '티켓' '명자 아끼꼬 쏘냐'를 제작하고 외화 '마지막 황제' '로보캅'을 수입하며 사업가로도 성공했다.

영화 '명자 아끼꼬 쏘냐'(이장호 감독)는 김지미가 자신의 배우 생활 35년을 마무리할 작품으로 직접 기획했다. 그녀의 본명이기도한 '명자'라는 여인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나라 잃은 민족의 수난사를 서사적으로 조명한 영화다.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대종상영화제 등에서 기획상을 수상했다. 한국인 명자가 일본에서 '아끼꼬'로 살아야 했으며 다시 사할린의 '쏘냐'로 떠도는 이야기가 마치, 재미동포 이민진 작가의 부산, 오사카, 미국을 떠돌아야 했던 가족 3대의 삶을 다룬 소설 '파친코'를 생각나게 하는 영화다.

김지미는 영화인협회 이사장을 지냈고 한국예술원 회원이며 2016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지난 초여름에 그녀를 만났다. 이제 그녀의 머리에도 희끗한 세월이 묻어 있었다. 하지만 그 얼굴 그 모습은 여전히 김지미다. 지금 그녀는 '황혼의 인생극장'에 출연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와 서울을 오가며 사랑하는 두 딸과 손주들을 챙기는 평온하고 행복한 인생을 연기한다. 김지미, 그녀는 한국영화사의 영원한 히로인이다.

[신대남 전 일간스포츠 편집국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줄달기 목록을 불러오는 중..

회사소개 회사공고 인재채용 광고안내 이용약관 법적고지 개인정보보호정책 사이트맵 고객센터 맨위로
Copyright ⓒ ㈜팍스넷,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