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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기업 코로나 못버티고…파산 역대 최다
2021/01/20  17:20:08  매일경제


#2020년 12월, 설립된 지 13년 지난 차량용 내비게이션 업체 A사가 파산을 신청했다. 한때는 영업이익이 쏠쏠했지만 파산 신청 직전엔 부채가 8억원까지 쌓였다. 거래처에도 오랫동안 돈을 주지 못했다. A사 대표는 "스마트폰이 내비게이션을 대체하면서 매출이 감소하던 차에 코로나19로 더 이상 사업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아졌다"고 말했다.

"사업을 접겠다"며 파산을 신청한 기업이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코로나19 여파로 중소기업의 영업환경이 최악으로 치달았기 때문이다. 13년 만에 파산을 신청한 기업 수가 회생을 신청한 기업 수를 앞지르면서 어떻게든 기업을 살려 보겠다는 사업주들의 의지도 꺾인 모양새다. 유동성 공급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수많은 자영업자와 사업가가 막다른 길로 내몰리고 있다.

20일 대법원 사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2019년보다 14.8% 증가한 106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 4월 회사정리법과 파산법, 개인채무자 회생법을 통합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이른바 통합도산법이 시행된 이후 14년 만에 최대로, 사실상 역대 최대치다.

법인 파산 신청은 2006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왔다. 통합도산법이 처음 시행된 2006년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은 132건에 불과했지만, 매년 늘어나 2016년엔 740건에 달했다. 2017년 699건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법인 파산 신청 건수가 전년 대비 줄었지만, 2018년부터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파산 신청 건수가 특히 가파르게 증가한 데는 코로나19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파산을 신청한 기업이 큰 폭으로 증가한 한편 회생을 신청한 기업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법인회생을 신청한 기업은 892곳으로, 1003곳 기업이 회생을 신청한 2019년에 비해 오히려 11% 감소했다.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법인 파산 신청 건수가 회생 신청 건수를 앞지른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을 청산했을 때 남는 가치와 앞으로 영업을 지속해 창출할 수 있는 가치를 비교해 전자가 더 클 때 파산 절차를 진행한다.

김관기 도산법연구회장은 "회생 절차는 기업의 부채를 탕감해 기업 가치를 늘리기 위한 것인데, 회생을 거쳐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믿음이 사라지면서 회생 대신 '법인 장례식'인 파산을 신청하는 곳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올해도 법인 파산 증가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완식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작년에 법인 파산·회생을 신청한 곳은 은행 대출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영세한 업체가 대부분"이라며 "은행 만기 연장, 유동성 지원이 뒷받침되는 중견기업은 당장 회생이나 파산을 모면하고 있지만, 정부의 금융 지원은 언젠가 중단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환 시점이 왔을 때 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백주선 한국파산변호사회 회장은 "당장 1~2년 버틸 자본을 가진 회사들도 올해 경제 상황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정책 지원이 끊기는 순간 회사를 정리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며 "올해 상반기에도 법인 파산이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지난해 개인 파산 신청 건수는 5만379건으로 2019년(4만5642건)보다 10.3% 증가했다. 개인 파산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해 15만건까지 늘어났다가 줄곧 감소해왔지만, 올해 다시 증가해 2015년(5만3865건)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개인 회생 신청 건수는 8만6551건으로 전년(9만2587건)에 비해 6.5% 감소했다. 접수 건수는 여전히 개인 회생이 파산보다 많지만, 개인도 법인과 마찬가지로 회생보다 파산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소득절벽에 내몰린 개인이 늘어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자영업자들의 벌이가 급감하고, 무급휴가도 장기화하면서 소득 일부로 빚을 갚아 나가는 개인 회생 대신 한 번의 빚잔치로 끝내는 개인 파산으로 직행하는 것이다. 백 회장은 "개인 파산이 증가하고 개인 회생이 감소한 것은 확실히 경제 사정이 안 좋아졌다는 의미"라며 "소득이 없으면 개인 회생을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파산 면책 신청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희영 기자 / 홍혜진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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