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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뒷모습을 그리다
2020/03/26  17:02:33  매일경제

"하류층 사람들은 냄새가 난다."조지 오웰의 '위건 부두로 가는 길'에는 오웰의 목에 앨버트로스처럼 걸려 있는 네 마디 문장이 나온다. 영국 문학비평가가 '냄새의 작가' 조지 오웰에 빠지게 된 건 우연한 계기였다. 후각을 상실한 한 뒤 오웰의 작품을 다시 읽다 그는 반세기 동안 읽어온 글이 다르게 다가오는 걸 발견했다.

'동물농장' 마지막에서 나폴레옹은 직립 보행을 하며 다름 아닌 향기로운 여송연을 피우고 있었다. '1984'에서 주인공 윈스턴은 창녀를 회상하며 "향수를 쓰는 것은 프롤레타리아들뿐이었다. 그의 마음속에서 그 냄새는 간통과 불가분했다"고 묘사하고, '정치 대 문학'에서 오웰은 "장례식의 우울한 조사와 시골 교회에서 풍기는 시체의 달큰한 냄새"에 대해 열정적으로 말한다.

1999년 맨부커상 심사위원장을 지낸 영문학자 존 서덜랜드는 이처럼 조지 오웰의 삶에서 냄새에 관한 기록에만 주목해 '오웰의 코'(민음사)라는 책을 썼다. 시대와 사회,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냄새를 기록한 작가였음을 발견한 것이다.

심지어 오웰은 '위건 부두로 가는 길'에서 자기 나라에 대해서도 이렇게 썼다. "적어도 이 섬나라에서 사회주의는 더 이상 혁명과 독재자 전복의 냄새를 풍기지 않는다. 그것은 괴팍함과 기계 숭배, 그리고 러시아에 대한 멍청한 광신적 추종의 냄새를 풍긴다. 그 냄새를 재빨리 제거하지 않는다면, 파시즘이 승리할 수도 있다."예술가의 삶을 보는 렌즈는 이처럼 작가의 취향도, 도시도, 작품도 될 수 있다. 예술가의 뒷모습을 그린 비범한 평전과 에세이들이 나오고 있다. 작가 조지 오웰과 존 버거, 작곡가 헨델의 삶을 다룬 책이 최근 출간됐다.

'우리 시대의 작가'(창비)는 3주기를 맞은 영국을 대표하는 미술평론가이자 소설가 존 버거의 삶을 세밀화처럼 되살린 평전이다. 그의 저작과 사후에 알려진 미공개 아카이브 등 해박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비교문학 이론가 조슈아 스펄링이 저술했다. 스펄링은 1926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2017년 프랑스에서 눈을 감을 때까지 그는 현대 문화와 정치의 한가운데에서 "우리 시대의 작가"라는 표현에 부끄럽지 않도록 역사 앞에 충실한 삶을 살았다고 평가한다. 이 책은 노동자들 곁으로 들어가 기꺼이 땀 흘리는 삶을 살았던 존 버거가 머물었던 장소에 주목해 글을 풀어나간다.

"버거의 에세이를 통해 나는 강의실에서 배운 것과 전혀 다르게 세상 보는 방식을 알게 됐다. 그것은 지적인 노동과 기꺼이 경험하려는 자세, 혹은 대지에 뿌리박고 살아가려는 자세 사이에 어떤 모순도 없이 글 쓰고 사유하는 방식, 내가 볼 때는 살아가는 방식이었다."'런던의 헨델'(뮤진트리)은 런던 왕립음악원 오페라 예술 감독을 맡고 있는 제인 글로버가 '메시아'에 상대적으로 가려져 있는 헨델의 오페라를 중심으로 그의 런던 시절을 조명하는 책이다. 헨델은 27세에 고향 독일을 떠나 런던에서 50년을 살다 그곳에 묻혔다. 저자는 강력한 후원자인 하노버 가문이 영국 왕위를 차지하면서 헨델의 음악 인생에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음에 주목한다. 또한 유럽 전역에 분 이탈리아 오페라의 유행이 런던에도 번지면서 귀족들의 오페라 사랑이 헨델의 공연을 지지한 것도 큰 버팀목이 되었다고 해석한다.

이 책은 350여 년 동안 사랑받은 헨델의 음악에 관한 이야기이자 한 작곡가를 위대한 음악가로 만든 18세기 런던과 그곳 사람들, 당시 영국과 유럽의 정치·문화사를 다채롭게 조망한다.

[김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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