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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 조각도 무게를 덜어냈다
2020/03/26  17:02:10  매일경제
조각가 이형우 홍익대 교수(65)가 자신의 작품을 손으로 들어보라고 했다. 묵직한 나무 입방체처럼 보였는데도 너무 가벼웠다.

서울 노화랑 개인전에서 만난 이 교수는 "가능한 한 단순하게 만들고 싶었다. 조각의 무게조차 버리고 싶어서 가벼운 오동나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정년퇴임을 앞둔 그는 작품처럼 인생의 무게를 덜어낸 듯 편안해 보였다.

삼각형, 사각형, 육각형, 팔각형 등 다채로운 입방체를 이룬 작품 속은 텅 비어 있다. 세상의 바람이 통하는 그 공간에서 차분한 울림이 나오는 것 같다. 마치 오동나무로 만든 가야금과 거문고에서 음악이 울려퍼지는 것처럼.

단아한 작품들이 모여 편안한 풍경을 만든다. 오동나무 결을 살리고 전통 소반 형태 작품도 있어 고즈넉한 한옥에 있는 기분도 든다. 가장 단순한 형태를 지향하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한다.

서정적인 분위기와 달리 작업 과정은 치열했다. 나무 표면을 인두로 지져 갈색으로 만든 '낙동법(烙桐法)'과 까다로운 옻칠, 금박과 은박, 유성과 무성 안료 등을 적용하면서 다양한 실험을 했다. 그는 "호기심이 많아 1990년대 후반 이탈리아 장인에게 금박 기술을 배웠다. 바로크 장식 예술의 절정을 이룬 전통을 체험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술평론가 이상헌은 이번 전시를 "해체와 확장의 조형 언어"라고 표현했다. 통나무를 켜서 얇은 목판으로 '해체'시켜 다양한 형태로 '확장'시켰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작가의 작업에 대해서는 "순수 형상과 사색적 공간에 관한 끝없는 탐구"라고 평가한다. 나무와 흙, 돌과 종이 등 다양한 재료로 여러 형태의 기하학적인 물체를 제작해 특별한 받침대 없이 한꺼번에 전시공간 바닥에 설치해왔다. 물체와 공간이 만드는 긴장과 이완에 대해 관람객이 느끼고 사색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또 비슷한 형태를 서로 다른 재료로 반복해서 제작하거나, 얇은 나무 대팻밥을 모아 커다란 직사각형으로 만들어 공간에 긴장감을 부여하는 실험적인 작업도 지속해왔다.

경기도 파주시 작업실에서 나무 작업에 몰두하는 작가는 홍익대 조소과와 파리 국립고등장식미술학교를 졸업했다. 199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강익중과 한국관 대표 작가로 참가했다. 전시는 다음달 4일까지.

[전지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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