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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사태에 중·러 웃고 일·유럽 운다
2020/01/07  18:31:30  이데일리
- 이란 핵합의 파기, 중동의 안전핀 뽑혀
- 영·불·독 "이란 제재 조치 검토" …중·러 "미국이 혼란 야기"

△ 거셈 솔리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스드 사령관이 사망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베이징=신정은 특파원]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사실상 탈퇴한다고 밝히면서 국제 정세가 크게 요동치는 모습이다. 핵합의는 그동안 세계의 화학고인 중동의 안정을 지탱해 온 ‘안전핀’ 중 하나였다.그러나 핵합의가 무효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동안 미국과 이란을 중재하고 나섰던 유럽과 일본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반면 미국과 대립해온 중국, 러시아 등은 세력들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다.

◇유럽·일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나…”장 이브 로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이란이 핵합의를 파기할 경우, 이란에 대한 국제연합(UN) 차원의 제재를 부활시키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외무장관 수준에서 해결책을 모색한 후, 이 경우에도 답이 나오지 않으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통지하는 구조다. 안보리가 이란 제재를 결정할 경우, 37년간 이어진 이란 제재가 4년 만에 다시 부활하게 된다.

지중해를 사이로 중동과 마주 보고 있는 유럽은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질 경우, 그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중심으로 유럽은 2018년 5월 8일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파기한 이후에도 양측 사이를 중재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이 아무런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난감한 상황에 놓인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3번째로 비중이 큰 대일본 원유 수출국이며 일본 기업들은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을 이란에 활발하게 수출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아버지 아베 신타로가 외무상이었던 시절 비서로서 이란 주요 인사들과 관계를 맺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는 경색되는 외교 관계에서도 이란을 방문하고 20년 만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일본을 초청할 정도로 대(對)이란 외교에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이런 이란외교가 공염불로 돌아간 셈이다.

◇중·러 “미국의 근시안적 행동이 전세계를 혼란으로 빠뜨려” 한목소리반면 미국을 견제하는 중국과 러시아에게 이란 사태는 미국을 압박하기에 맞춤형 카드다.

실제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의 핵 합의 탈퇴를 우려하면서도 비판의 초점은 미국에 맞추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7일 ‘공평정의 수호는 대국의 책임’이라는 해외판 사설에서 미국 정부가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폭사한 것은 “올해 대선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부러 국제 정세를 혼란시켜 미국인들의 지지를 끌어내려는 수단으로 이란을 이용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역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근시안적 행동이 중동 지역 정세의 긴장을 급격하게 고조시키고 있다”며 “국제 안보 체제에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및 외교부장과 전화통화를 통해 “미국의 행위는 불법이며 규탄받아야 한다”며 이란 사태에 관련해 안보리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이란 사태가 이라크와 미국의 갈등으로 확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6일(현지시간) 매슈 튤러 주이라크 미국 대사를 만나 미국이 미군을 이라크 영토에서 철수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폭사당한 것을 계기로 이라크 의회과 미군 등 외국 군대를 이라크에서 철수시키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가결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을 철수시킬 경우 전대미문의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한 상태이다.

중동의 군사적 요충지인 이라크에서 미군의 위치가 흔들린다는 것은 중동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는 러시아에게는 기회일 수밖에 없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죽음이 영웅적인 희생으로 추앙되며 중동 내 시아파들의 반미(反美) 전선이 강해질 가능성도 있다. 시아파는 중동에서는 수니파에 비해 소수세력이지만, 이란에서 이라크를 거쳐 레바논까지 이를 경우 페르시아만에서 지중해에 이르면 ‘시아파 초승달 전선’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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